크게 보기독일 여행을 다녀온 후 시간이 지나서 여행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여러가지를 곱씹어 보면, 중요한 여행지에 대한 각별한 기분 순서로 여행이 성공적이었는지를 소팅 하게 된다. 이렇게 하다보면 여러가지 여행 목적에 따라 중요도가 착착착 정리되면서 '아 이여행의 목적은 이것이었다'라는 식으로 순수한 목적이 전도되어서 머릿속에 남는 경우가 있다. ^-^

이번 여행에서 디자인 분야로 가장 큰 수확을 꼽는다면 단연코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이라고 할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전철을 이용하면 Gottlieb-Daimer-Satdion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는 면 된다. 중간 중간 큰 축구장들이 보였는데, Mercedes Benz Arena로 월드컵을 치른 경기장이라는 말을 들었다.
맞는지는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큰 경기장 곁에 작은 축구장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는데 과연 축구 인프라가 본받을 만 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From German trip 2009_1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은 2006년 개장했고, 2007년 입장객이 84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내가 가장 궁금 했던 것은 차량을 조립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인가 했는데, 그것은 또 공장에 가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From German trip 2009_1
[##_1L|1016416431.jpg|width="358" height="367" alt="User image"|_##]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은 특이한 모양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늘에서 보았을때 삼각형 모양인데, 아마도 벤츠의 엠블램을 그대로 형상화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의 독특함은 여러 요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전시물과 어우러지게 구성한 동선을 들 수 있다.
From German trip 2009_1
특이한 이 박물관의 동선은 중앙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으로 이동한 후, 삼각형 나선 모양으로 돌면서 내려온다는 점이다. 이 나선 모양을 따라 전시물들이 배열 되어 있으며, 시간 순서대로 정렬이 되어있다. 간혹 더미 모델이 나오는 곳이 있는데, 촬영이 허락되어 있다. 중간 중간 도슨트에 해당하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관람객들을 가이드 해준다.

두번째는 관람시, 관람객을 배려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벤츠박물관은 독일 지역의 수입원일 뿐 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려는 노력이 여기 저기 묻어있다. 기본적으로 영어를 중심으로 한 사인들은 기본이고, 다른 나라의 언어로 선택해서 번역해주는 번역기를 들고 이동하면 RFID를 읽어 설명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물론 한국어는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영어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정말 외국인을 배려한 것은 단순히 사인의 문제가 아닌, 정보 없이도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구성에 있다. 관람자가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느쪽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구성한 동선과, 시선 방향이 절묘하게 위치한 주요 사인들은 이러한 배열과 디자인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당연히 여행을 마친 사람들이 찾게 될 식당과 까페 코너가 퇴장 후에 우리를 반긴다. 이 역시도 따라 나가다 보면, 벤츠 기념품 파는 곳과 벤츠 쇼룸으로 연결되는데 정말 벤츠를 사고 싶게 만든다. - 글을 쓰고 보니 관람객을 배려하는 것인지 관람객이 고객으로 바뀌길 원하는 것인지 모호해진다! - 어쨌든 전시장을 다녀오면 피곤함이 증가되기 마련인데, 벤츠박물관은 이러한 피로가 적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관람이 끝난 후 아래층으로 한층 더 내려가면 벤츠 박물관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과 벤츠 자동차를 직접타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쇼룸이 갖춰져 있다. 한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전히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새삼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 이면서 동시에 럭셔리 브랜드라는 사실을 다시 자각하게 된다. 관람했던 날이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쇼룸은 완전 개방되어 있었다. 이말인 즉슨, 모두 타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 가장 작은 클래스부터 E클래스까지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모두 다 타보았다. 아쉽게도 S클래스는 없었다.
그날이 쉬는 날이라 S클래스를 만질 수 있는 곳이 열지 않았던가 아니면, 아마도 고위 공직자나 고소득층등 사회적 지위를 더 가치있게 다루는 라인이다 보니 대중적으로 만지도록 허락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후자가 맞지 않겠나 싶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차는 E시리즈인데, 한국에서 얼마전 론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꼭 S클래스가 아니더라도, E클래스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벤츠라는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직접 시동을 켜고 달려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제네시스 보다 마감이 훌륭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한국차가 얼마나 대단해졌는지 비교해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뒷 좌석에 베이비 시트를 쉽게 끼우고 뽑을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가 와닿았다. 역시 패밀리카로 포지셔닝 되어있는 모양이다. 나중에 알았는데, E클래스는 달릴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단다. 정말 사고 싶어서 마음속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물론 가진 돈은 차량 가격의 1ppm도 안되지만, 내 사회적 지위가 저 차량을 타야 할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이 사회가 얼마나 노블 클라스라는 가치에 유연하게 변화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언터처블이었던 세계에서 이제는, 어느 분야에서 노력을 해서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가치로 변화하지 않았는가. 아. 그래 벤츠를 탄다고 해서 노블 클라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향유하고 있던 것이 관념상의 베리어 이상 무엇이 있던가? 그저 그들과 유사한 문화와 물질을 소유하면 그게 노블 클라스와 다른 것이 무엇이던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류가 만들어낸 마스터피스라는 아우라에 감히 범접하기 힘든 영역에 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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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7 14:35 Trackback 0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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